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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베이커, 독학으로 제빵기능사 되기 05. 1일 1빵의 나날들

    목차

    [홈베이커, 독학으로 제빵기능사 되기] 01. 프롤로그
    [홈베이커, 독학으로 제빵기능사 되기] 02. 필기시험
    [홈베이커, 독학으로 제빵기능사 되기] 03. 베이킹 용품 장만
    [홈베이커, 독학으로 제빵기능사 되기] 04. 베이킹 독학 멘토들
    [홈베이커, 독학으로 제빵기능사 되기] 05. 1일 1빵의 나날들
    [홈베이커, 독학으로 제빵기능사 되기] 06. 실기시험, 그리고 합격

    제빵기능사 실기시험은 총 24가지 품목(식빵, 우유 식빵, 옥수수 식빵, 건포도 식빵, 호밀빵, 풀만 식빵, 버터톱 식빵, 밤식빵, 단팥빵, 소보로빵, 크림빵, 단과자빵, 스위트롤, 햄버거빵, 버터롤, 모카빵, 프랑스빵, 더치빵, 브리오슈, 빵도넛, 데니시 페이스트리, 그리시니, 베이글, 소시지빵) 중에서 하나의 품목이 무작위로 출제 된다.

    즉, 시험에 어떤 품목이 출제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스물 네 종류의 제빵 공정을 모조리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6월 16일 필기시험 합격 발표가 나자마자 실기 시험을 접수했으니, 7월 6일 실기시험까지 내게 주어진 시간은 20일 남짓이었다. 과감하게, 한번이라도 만들어 본 적이 있거나 할 수 있을 것 같은 품목은 연습 목록에서 제외하고, 하루에 하나씩 연습을 해보기로 했다.

    <일거사득>
    소시지빵, 버터롤, 단과자빵, 크림빵.

    반죽기를 새로 들인터라 손에 익지 않고, 글루텐 100% 잡으라는게 무슨 소리인지도 모른채로 얼렁뚱땅 완성된 단과자 반죽을 가지고 만들어본 이것저것들. 버터롤과 소시지빵은 전에도 만들어 본 적이 있으니 이걸로 연습 끝. 단과자 트위스트는 빵도넛 때 연습할 기회가 있을테니 패스. 크림빵은 반죽 덮을 때 물 바르는 것을 빼먹어서 크림이 새어 나와버렸다. 물칠 잊지말고, 윗 뚜껑이 살짝 앞으로 나오도록 덮어야겠다.

    <더치빵>
    이름도 처음 듣고, 맛도 처음 보았다.

    네덜란드에서 많이 먹는 빵이라서 더치빵이라고 한다나. 멥쌀가루를 토핑해서 굽는데, 빵은 담백하고, 토핑에서는 짭짤하고 구수한 누룽지 맛이 난다.
    ‘토핑이 되고 두껍게 발리면 큰 균열이 생기면서 색이 잘 안들고, 질고 얇게 발리면 균열이 없거나 빨리 탄다’는 팁을 다 굽고 나서 읽게 되었다. ㅠㅠ 
    만약, 시험에 나온다면 토핑을 좀 더 얇게 바르기로 한다.

    <빵도넛>
    나는 이제껏 꽈배기라고 불렀는데, 제빵업계에선 빵도넛이라고 하나보다.
    작은 아들이 빵도넛이 먹고싶다고 편지를 보내왔다. 그래서, 이날의 연습 품목은 빵도넛으로 낙찰.

    빵도넛은 옆띠가 생명이다. 그러니 튀길 때 뒤집기는 딱 한 번만. 온도계로 175~180도 온도 확인하면서 튀겨냈다.

    <밤식빵>
    식빵틀이 아닌 파운드틀에다 구웠더니 넙데데한 밤식빵이 나왔다.

    토핑이 자연스럽게 흘러 식빵 윗면이 완전히 덮여야 한다는데, 좀 덜 덮인 것 같다. 토핑을 좀더 넓게 꼼꼼히 짜야겠다.

    <모카빵>
    아이들이 먹을 것이기 때문에 일부러 커피를 넣지 않았는데, 역시 모카빵에는 커피가 들어가야 제 맛인 것 같다.

    크랙이 별로 없는걸 보니 비스킷이 좀 얇았던 모양인데, 비스킷이 두꺼워야 크랙이 잘 생긴다고 한다.

    <데니시 페이스트리>

    당장 연습은 해보고 싶은데, 집에 롤인 유지는 없고… 냉장고에 있던 마가린으로도 혹시 가능할까싶어 호기심에 시도해보고 망한 케이스이다.
    1회, 2회, 3회, 4회 3절 접기를 하는 내내 생각했다. ‘시험에 데니시 페이스트리가 나온다면 합격의 꿈도 고이 접어야 하겠구나.’
    혹시나 집에서 이 품목을 연습할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충전용 롤인 유지를 구입해 사용하시길.

    <프랑스빵>
    모양은 못난이인데, 잘라 먹어보고 빵집 바게트 맛이 나서 깜짝 놀랐다.

    오븐에 넣기 전 스프레이를 충분히 뿌릴 것. 모양 성형과 쿠프 연습은 더 많이 해야겠다.

    <마늘바게트>
    남은 빵 한덩이는 큰 아들의 요청으로 다음날 마늘 바게트로 환생.

    <브리오슈>
    만들기는 꽤나 까다로운데, 우리집 식구들에겐 그닥 인기가 없었다.

    몸통 바닥까지 구멍을 뚫어서 머리를 가운데에 잘 꽂아붙였다고 생각했는데, 2차 발효가 되면서 옆으로 기우는 녀석들 속출.

    ‘브리오슈 틀이 없어서 그런게야.’ 애꿎은 연장탓만 하면서, 제발 시험에 나오지 않길 빌고 또 빌었다.

    <소보로빵>
    개인적으로 맛도, 모양도 만족스러웠던 연습품목.

    2차 발효를 주의할 것. 과발효되면 빵이 토핑 무게에 눌려 주저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시니>

    나폴레옹이 즐겨 먹었다하여, ‘나폴레옹의 지팡이’로도 불린다는 그리시니.
    모양이 울퉁불퉁하지 않고 곧게 뻗어야 하는데, 나는 아직 고르게 밀기가 잘 안된다. 길이도 들쑥날쑥하고.
    성형만 제대로 한다면 그다지 어려울 것 없는 품목 같다.

    <단팥빵>
    비상식빵과 단팥빵은 비상스트레이트법으로 제조하는 품목이다.

    반죽온도 30도. 1차 발효중일때 팥앙금을 30g씩 미리 분할해 둥글리기 해놓으면 성형할 때 편리하다.
    우리집에서는 한 꼬마가 “어? 호빵맨이다! 엄마, 고맙습니다.” 정중하게 배꼽인사로 엄마의 노고를 치하하고나서,
    눈, 코, 볼, 입만 뜯어먹고는 접시에 다소곳하게 팥부분만 남겨두었다는 무섭고도 슬픈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논어 옹야편 제18장

    글루텐과 발효에 대해 체득하고, 빵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나는 점점 더 푹 빠져들어, 문득 시험준비를 즐기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빵은 계량-반죽-1차발효-분할-둥글리기-중간발효-성형-팬닝-2차발효-굽기의 과정을 모두 거쳐야 비로소 만들어진다.
    단순히 자격증 취득만이 목적이었다면, 연습을 위해 매일 매일 빵을 굽는다는 것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그리 쉽거나 즐거운 일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였기에 즐겁게 시험준비를 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이 빵에는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두근대며 기대하고, 또 뜨끈뜨끈한 빵을 후후불며 한입 베어물고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는 녀석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즐거움은 복잡한 제빵 공정의 모든 수고로움을 한방에 상쇄시키고도 남았다.

    어디 그뿐인가. 오븐에서 빵이 구워지는 동안 집안 가득 퍼지는 푸근한 빵냄새는 덤이요, 손수 빵굽는 사람만이 누릴수 있다는 ‘갓 구워져 나온 빵과 함께하는 커피한잔의 여유’ 같은 호사도 맘껏 부려보았다.

    슬슬 반죽기 소음에 적응이 되고, 하루라도 오븐을 돌리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을 만큼 베이킹 중독(?)의 경지에 이르렀을 무렵, 드디어 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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